따뜻한 것
Y A G I
For. 유로 님
이것은 어쩌면 예정된 결말이었을지도 몰랐다. 이즈미는 숨을 내쉬었다. 힘든 일이었지만 이것은 그녀의 손으로 끝내야 하는 일이었다. 이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면 그녀는 평생 그 일을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 뻔했다.
우리에 쿠키. 그는 쿠인쿠스 실험을 받았고, 언젠가 폭주했다가 진정되었으나, 지금 이 순간 다시 한번 더 폭주했고, 결국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즈미는 그 사실에만 집중했다. ‘결국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그녀의 눈앞에 있는 남자가 자신이 알던 우리에 쿠키가 아닌, 하나의 구울이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구울은 구축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것에 다른 생각이 끼어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이즈미는 치아 자국이 남을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람의 마음이 생각처럼 움직이면 참 좋을 텐데. 이즈미는 두 발쯤 뒤로 물러서며 생각했다. 우리에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즈미에게 박혔다. 이즈미는 그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이즈미가 볼 수 있는 우리에의 마지막 시선일지도 몰랐다.
이즈미는 천천히 카구네를 꺼냈다. 비록 그의 시선은 이즈미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지만 이즈미는 그마저도 사랑할 수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우리에였으니까. 그러니까, 다른 구울과는 달랐으니까. 사랑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
이즈미는 우리에를 최대한 아픔 없이 보내주고 싶었다. 돌아올 수 없다면,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즈미는 언젠가 이런 식으로 우리에의 품에 안겼던 적을 떠올렸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따뜻한 포옹이었다.
그렇지. 마치 지금 나를 뒤덮는 핏줄기처럼.
이즈미의 자조적인 생각이었다. 이즈미의 일격은 단번에 우리에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어쩌면 우리에는 피할 수 있었음에도 피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나. 그런 일은 없어야만 했다. 우리에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건 없어야만 했다. 이즈미는 옷 소매로 얼굴을 닦았다. 소매가 금방 축축해졌다.
구울, 우리에 쿠키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보다 쉽게 이즈미의 손에 구축되었다.
그렇게 하나의 구울이 사라지고, 이즈미의 세상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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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메이커가 잘못해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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