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물  #펠라치오 주의

 

 

한낮의 여름

 

Y A G I

 

 

창밖의 소음이 교실로 날아 들어올 때마다 요모 렌지는 책상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운동장에서는 운동부가 한참 땀을 빼고 있었다. 매미가 요란하게 우는 여름이었다. 투명한 유리창을 통과한 햇볕이 요모의 손끝을 따갑게 비추고 있었다.

그 속에서 요모 렌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달뜬 숨을 내뱉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평소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이제는 정말로 여름이다, 싶을 정도로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는 것 정도였다. 빈 교실에서 요모를 바라보던 우타의 눈빛이 전에 없이 뜨거웠던 것도 그 이유일지 몰랐다.

렌지는 덥지 않아?”

나는 별로.”

더워 보이는데.”

우타는 천천히 입술을 움직이며 나긋하게 말했다. 에어컨도 켜져 있지 않던 빈 교실이라 확실히 후덥지근 하긴 했다. 우타는 눈을 깜빡여 희미한 열감을 털어냈다. 요모는 그런 우타를 보며 손등으로 제 입술을 훔쳤다. 한차례 입을 맞춘 이후의 일이었다. 더워, 하고 말하는 우타에게 책상 위에 앉아있던 요모는 몸을 기울여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대었다.

우타는 손을 뻗어 요모의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풀었다. 요모는 그런 우타를 말리지 않았다. 다만 그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매만지던 손을 아래로 치우지 않을 뿐이었다. 요모의 하얀 교복 셔츠 아래로 희미하게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꽤 더웠던 것 같은데.”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어.”

요모의 말에 그의 가슴팍에 입을 맞추던 우타가 작게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요모는 우타의 숨이 간지러웠지만 딱히 그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우타의 둥근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그러면 왜 가만히 있었어?”

네가 그러길 원하는 것 같았으니까.”

내가 원하면 다 해줄 거야?”

글쎄.”

그렇게 말하며 요모는 희미하게 웃었다. 우타는 요모와 눈을 마주치며 그의 허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끝이 섬세하게 요모의 허리선을 훑었다. 우타는 숙이고 있던 몸을 일으켜 요모의 귓가에 호흡이 많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도 가만히 있어 줄 거지?”

우타.”

요모는 자신의 아래로 다가오는 우타의 손목을 붙잡았다. 우타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요모를 바라보았다. 요모의 뒤쪽에서 여름의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우타는 요모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그림자 뒤의 요모의 표정은 평소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우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곤 요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우타의 손은 요모의 바지 끝에 걸려 있었다.

, 그만했으면 좋겠어?”

그건 아니지만.”

그 대답에 우타는 머뭇거리지 않고 요모의 바지 버클을 풀어버렸다. 요모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교실에서 욕정을 해소한다는 것. 그것을 상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현실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요모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찰나의 어둠 속에서 요모는 자신의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뛰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런 요모를 두고 우타는 태연하게 손바닥으로 요모의 페니스를 가볍게 힘을 주어 훑었다. 요모는 몸을 살짝 굽혔다. 요모의 시야 끝에 우타의 손이 자리하고 있었다. 요모는 이번엔 눈을 조금 더 오래 감았다가 떴다. 살과 살이 스치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사실 요모에게는 그 소리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그것은 요모의 사정이었고, 우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이왕 시작한 거, 우타는 끝을 볼 생각이었다.

우타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발갛게 달아올라 단단하게 서 있는 요모의 페니스 끝에 우타는 축축하게 젖은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다른 살에 입을 맞추는 것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드는 건 그저 기분 탓일까. 우타는 공을 들여 요모의 것을 입안으로 밀어 넣으며 혀로 그것을 훑어 내려갔다. 머리 위에서 요모가 낮은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요모는 우타의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버티고 있었다. 이러 것은 처음이니 금방 가버릴 줄 알았는데. 우타는 그것이 싫지는 않았다. 그저 조금 의외네,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요모는 간간이 뜨거운 숨을 뱉으며 신음을 참고 있었다. 책상을 붙잡고 있는 요모의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요모는 내리깐 우타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얇은 눈꺼풀과 섬세한 속눈썹을 바라보았다.

요모는 그것만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모는 앓는 듯 신음을 흘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요모는 스러지듯 우타, 하고 말했다.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우타는 시선을 요모의 얼굴로 옮겼다. 요모는 우타의 깊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우타는 부드럽게 눈을 접으며 웃었다. 그건 정말로, 견디기 힘들었다. 사실 여기서 더 참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요모는 사실 우타의 입안에 사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요모를 놓아줄 우타가 아닌 것을 요모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요모는 꾹꾹 신음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우타. , 이제.”

그러나 요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타는 으으응, 하고 비음이 살짝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요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정감은 요모의 발끝에서부터 시작해 그의 온몸을 타고 흘렀다. 요모는 발끝에 힘을 꼭 주었다.

요모의 절정은 조용히 찾아왔다. 우타는 그것이 조금 불만이었다.

우타는 일부러 아, 하는 소리를 내며 입을 벌려 제 입안의 정액을 요모에게 보여주었다. 요모는 우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우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타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에 개의치 않고 요모의 정액을 삼켰다. 미끈하고 비렸지만 아주 나쁜 느낌은 또 아니었다. 우타는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감각이라고 생각하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요모를 올려다보았다.

나머지도 교실에서 할 거야?”

요모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 있었다. 우타는 소리없이 웃으며 답했다.

끝까지 가고 싶은가 봐?”

요모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돌렸다. 우타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음 말을 이었다.

렌지는 장소 바꾸면 좋겠어?”

요모는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타는 그런 요모의 턱을 부드럽게 붙잡곤 자신을 마주 보도록 했다. 우타의 입술 끝에는 엷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근데, 집에 갈 때까지 참을 수 있겠어?”

아니.”

요모의 말끝에는 긴 입맞춤이 이어졌다. 여름의 온도를 그대로 본뜬 키스였다. 우타는 그것을 가감 없이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혀가 얽히는 것처럼 두 사람의 몸도 얽혔고, 그것은 두 입술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적극적이네, .”

우타는 그렇게 말하며 제 이마를 요모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두 사람은 한 번 더 입을 맞췄다. 여름 햇볕은 여전히 닿으면 살이 아플 만큼 따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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