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구울 전력 60분_ 이정표 없는 길 #우타요모 #청소년 우타요모^~^
Nec Possum tecum vivere nec sine te
Y A G I
숨을 뱉을 때마다 후끈한 열기가 겨울 공기에 퍼져나갔다. 잠깐이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우타는 입에 고인 침을 바닥에 뱉었다. 희미한 피가 섞여있었다. 여기서 죽으면 체면이 안 사는데. 우타는 속으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상대도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언제라도 튀어나갈 수 있도록 가볍게 웅크린 몸의 근육이 긴장 때문에 찌릿찌릿했다. 한 번만 더 합을 맞추면 죽고 사는 쪽이 결정될 것 같았다. 물론 가장 큰 가능성은, 그러다가 둘 다 죽어버리는 것일 것 같았지만.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무를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게 있었다. 우타의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자신도 이것이 치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우타는 손쉽게 그 생각을 뒤로 밀어버렸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싸우고, 이기는 것. 뺏거나, 빼앗기는 것. 어차피 구울이란 그러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니, 우타는 이런 싸움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저 녀석이랑 같이 죽는 거라면 제법 괜찮게 삶을 끝내는 것이었다. “지쳤어.” 그렇게 말하며 녀석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녀석이 쯧, 하고 혀를 찬 것도 같았다. 우타는 몸을 똑바로 세웠지만, 여전히 긴장을 완전히 풀어버리진 않았다.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었다. 녀석은 하늘을 보고 누운 자세 그대로, 고개를 돌려 우타를 바라보았다. 혁안이 풀린 눈 아래로, 작은 땀방울 하나가 그의 뺨을 타고 흐르는 것까지 우타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오늘도 여기서 끝인 모양이었다. 이러다 둘 다 죽는다는 걸, 그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우타는 오늘 여기에, 이 싸움을 끝낼 생각으로 왔다. 구울이 가오가 있지. 오늘도 어영부영 다음을 기약하며 등을 돌릴 수는 없었다. “뭐야… 계속 할 거야?” “언제까지 질질 끌 수도 없잖아?” “끝…. 이거, 끝을 내야 해? 그러다 둘 다 죽어.” 녀석이 몸을 일으켜 앉았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움직임이 느렸다. 녀석을 죽이려면 지금이었다. 오늘만큼은 이 지루한 싸움을 끝내고 녀석의 시체를 창밖으로 던져버리려 했건만. 우타의 근육이 움찔움찔 떨렸다. “죽으면 뭐, 어때?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거야.” “사는 게 중요한 거야. 멍청이.” 실로 맥이 풀리는 소리였다. 우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렇게 나오면 이쪽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데. 우타는 녀석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제 자리에 누웠다. 바닥의 냉기가 얇은 옷을 타고 흘러들었다. 오늘도 망했네, 망했어. 녀석도 다시 자리에 눕는 소리가 들렸다. 폐건물의 뚫린 천장을 통해 맑은 하늘이 보였다. 몇 개의 별빛이 흐리게 반짝이고 있었다. 우타는 별을 보는 대신 파괴된 천장의 단면을 보았다. 이건 저 녀석이랑 저번에 싸웠을 때 부순 거, 저건 처음에 싸웠을 때, 저쪽 구석에 있는 건 다른 녀석이랑. “요새는 별도 흐리네.” 아무래도 녀석은 우타와는 다른 것을 보고 있는 듯했다. 우타는 그마저도 조금, 짜증이 났지만 뭔가 한 소리를 하기엔 마땅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우타는 대답을 하는 대신에 녀석의 시선을 따라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텅 비어있었다. “…이제 그만할까?” “뭘?” “싸우는 거, 말이야. 별로 승부도 날 것 같지 않고.” “포기하는 쪽이 지는 쪽이야. 그러니까, 이긴 건 나.” “아, 그건 좀 싫다.” 녀석의 목소리는 진심으로 싫다는 투였다. 그 목소리에 우타는 저도 모르게 하하, 하고 소리를 내서 웃었다. 어이가 없는 것이기도 했고, 그저 웃음이 나는 것이기도 했다. 녀석이 후우, 하고 숨을 길게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우타는 녀석을 따라 숨을 내쉬었다. 후우. 뭔가 가뿐해지는 느낌이었다. “너, 이름이 뭐야.” “…요모. 요모 렌지. 너는?” “그냥… 우타라고 불러.” “우타.” “응. 렌지.” “너, 되게 편하게 부른다?” “불만이면 또 덤벼 보시던지.”
두 사람은 동시에 몸을 일으켜 앉았다. 두 사람은 잠시 눈빛을 마주쳤다가 와, 하는 느낌으로 웃었다. 깨진 창문으로 냉기가 밀려들었지만 둘 다 그것에 별로 개의치는 않았다. 우타는 자리를 옮겨 렌지의 옆에 앉았다. 나보다 좀 키가 큰가? 우타는 공연히 승부욕을 불태웠다. 어른이 되면 꼭 렌지보다 키도 덩치도 큰 사람으로 자라리라.
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었다. 두 사람이 입을 다물자마자 온 세상에 적막이 먼지처럼 가라앉았다. 우타는 그 적막을 견디기가 힘들어, 렌지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건넸다. 주로 4구까진 어쩌다 흘러들어오게 되었냐는 질문이었고, 렌지는 담백하게 ‘어쩌다가’나 ‘그냥’과 같은 말을 이용해 대답했다.
이 녀석이. 우타는 네 번째 ‘어쩌다가’를 들은 순간 살짝 몸에 열이 올랐다. 나를 놀리나? 하지만 그것을 말하고 있는 렌지의 표정은 진지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의 항상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이었지만, 지금의 진지함은 뭔가 달랐다.
우타는 직감적으로 이 녀석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갈 곳도, 의지할 곳도 없는 녀석. 그걸 느낀 순간 우타는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타는, 구울로 태어난 걸 후회하진 않아?”
오랜 적막을 깬 것은 의외로 렌지 쪽이었다. 우타는 고개를 움직여 렌지를 바라보았다. 렌지에겐 건널 필요가 없는 강을 건넌 자 특유의 눈빛이 있었다. 건널 필요가 없는 강이지만, 구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그 강을 건너곤 했다. 마치 그것이 구울의 운명이라는 듯이.
“후회 안 해.”
“……부럽다.”
절절하게 전해져오는 렌지의 감정에, 우타는 뜨끔하는 느낌이었다.
“우타. 나, 사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인생을 헛살았구만.”
“우타는 그 답을 알아?”
우타는 렌지의 눈빛에 꿰뚫리는 것만 같았다. 우타가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었다. 살면서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 신이 아닌 이상 그런 것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구울의 길이란 인간의 그것보다 더욱 험악한 길이었다.
우타는 렌지의 물음에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렌지는, 멀뚱히 그런 우타를 바라보다가 웃어버릴 뿐이었다.
“비슷하구나. 우리는.”
우타의 심장에 깊숙이 박힌 한마디였다. 그 말 때문이었을까. 우타가 렌지에게 자신과 함께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한 것은. 렌지는 의외의 말이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타를 바라보았다. 그런 표정을 짓는 렌지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언제는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거라면서.”
“크…… 싫음 말고.”
“싫다는 말 아니야.”
“…이게 사람 놀리고 있어.”
우타는 다시 뒤로 누워버렸다. 우타, 너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렌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우타는 그 말에 코웃음을 칠뿐이었다. 믿는다니. 구울들끼리 가당치도 않는 말이었다. 이런 말을 해놓고 렌지는 뒤통수를 치고 4구의 구울을, 우타의 동료들을 전멸시켜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타도 렌지를 믿어볼 생각이었다. 비슷한 녀석끼리, 그런 것도 못하랴.
“참……. 나도 그, 이상한 안경을 써야하는 건 아니지?”
“이상한 안경이라니… 패션을 모르는 구울이구만.”
“그 안경 써야하면 나, 너랑 같이 안 있을래…….”
“……그거, 진짜 이상해?”
“응.”
렌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아, 좋아했던 건데……. 우타는 그 말은 속으로 삼켰다. 돌아가면 일단, 그 안경을 어떻게 처분하는 것부터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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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우타요모 주시오.....자급자족......하고 있지만....
사실 혈기 넘치는 10대의 우타요모 말투가 어떨지 잘 모르겠어서 쓰면서도 어라? 어라? 싶었네요... 최대한 지금과는 말투가 다르게, 그러면서도 치기 같은 것들이 느껴지도록 쓰고 싶었는데 영 안 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ㅜㅜ 10대 우타요모 말투는 아무래도 좀 더 연습을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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