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우타X요모  #어쩌다 우타는 10대 요모를 만나고 어쩌다 요모는 10대 우타를 만나는 그런 시리즈

 

 

 

신드롬

 

Y A G I

 

 

  요모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 묘한 기시감이 드는 장소였다.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데, 동시에 자신이 완전히 속해있지도 않은 그런 공간. 요모는 자신이 왜 갑자기 이곳에 서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요모의 뒤편에서 마찬가지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요모는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몸을 돌렸다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곤 자신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 그곳엔 우타가 서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자신 앞에 있는 우타가 과거의 우타라는 점이었다.

  청소년 시절의,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우타.

  “익숙한 냄새가 나네.”

  “우타…….”

  “어라, 내 이름을 알고 있어?”

  우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요모를 바라보았다. 우타는 고개를 몇 번 갸웃거렸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가를 반복했다.

  “이상하게 익숙하네. 우리 오늘 처음 보는 거 맞지?”

  “아마.”

  “이름이 뭐야? 나는, . 이미 알고 있구나.”

  “렌지.”

  요모의 대답에 우타는 재미있다는 듯 작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렌지, . 설마 내가 아는 렌지인 거야? 하는 우타의 질문에 요모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안 돼.”

  나도 그렇게 생각해.”

  렌지가 이렇게 자라다니.”

  그래서 불만이야?”

  그쪽이었나. 요모는 우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우타는 자신의 기억보다 훨씬 더 작아 보였다. 그때는 왜 그렇게 우타가 커 보였는지.

  아니.”

  우타의 대답에 요모는 희미하게 웃었다. 요모는 익숙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우타는 그 모습을 보고 소리 없이 웃었다.

  렌지, 내 생각보다 많이 컸구나. 이제는 수염도 기르고.”

  , 사실 너보다도 더 커졌어.”

  거짓말!”

  정말인데.”

  으음, 하고 우타가 미간을 좁혔다. 그게 그렇게 싫은가. 잠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타가 뭔가를 결심한 듯 혼자 고개를 끄덕이기에, 요모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부터 노력하면 렌보다 크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안 될걸.”

  우타가 쳇, 하고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요모는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그 당시엔 이때의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도, 평안하지도 않았던 때 같았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그런 것도 아니다 싶었다.

  아니면 자신이 그만큼 자라버린 걸지도. 요모는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 우타가 슬쩍 요모를 바라본 채 요모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의 의중을 바로 알 수가 없어서, 요모는 한쪽 눈썹을 움찔 움직이며 우타를 바라보았다.

  저기, 렌지. 나 렌지한테 키스해봐도 돼?”

  우타의 얼굴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것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요모는 가만히 그 얼굴을 보고 있었다. 우타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우타가 속삭이듯 요모에게 말을 건넸다.

  사실 나 이거 첫 키스다.”

  그럼 안 돼.”

  요모는 왼손으로 우타의 입술을 밀어냈다. 우타의 표정이 금세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 첫 키스란 게 무슨 대수야?”

  “이왕이면 지금의 내가 아니라……. 과거의 나랑 해주면 좋겠어.”

  요모의 말에 우타가 흠, 하고 그의 말을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 우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요모의 허벅지 위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요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요모는 그런 우타를 굳이 밀어내지는 않았다. 애초에 밀어낸다고 밀릴 성격도 아니었고.

  “있잖아. 첫 키스라는 말 믿었어?”

  우타의 목소리는 나긋했다. 그의 체온이 요모의 온몸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요모는 슬쩍 그런 우타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우타가 키득거리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내가 키스 한 번 안 해봤을 것 같아?”

  “아니.”

  “하지만 렌지가 한 말엔 공감했어.”

  “만약에 돌아오면키스할 거야?”

  “그건 렌지가 더욱 잘 알지 않아? 렌지는 그 시간들을 겪어 왔으니까.”

  요모는 입을 다물었다. 했었지, 우리. 새삼스러운 자신의 첫 키스였다. 그리고 아마 우타도 그럴지도 몰랐다. 아니라고 얘기하곤 있지만, 요모는 아까 그의 얼굴을 순식간에 스치고 지나간 긴장의 기운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기억보다 10대의 그는 조금 더 알기 쉬운 사람이었다. 요모는 그런 우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요모는 힘을 주어 우타의 허리를 안았다. 우타는 요모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우타 특유의 냄새가 났다.

  “있잖아, 렌지.”

  우타가 부르기에 요모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우타의 커다란 눈동자가 오롯이 요모를 향하고 있었다.

  “나와의 키스는 어땠어?”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가 아니라 좋았어, 면 안 되는 거야?”

  우타의 말에 요모는 그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우타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정말로, 이때의 우타는 알기 쉬웠다.

  “좋았어. 엄청.”

  “나도 아마, 그랬을 거야.”

  그 말을 하며 우타가 웃었다. 웃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요모는 생각했다. 우리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그가 웃는 모습은 그대로라는 사실이 요모의 기분을 편하게 만들었다.

  “갈 곳 없지?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 .”

  그 말을 하며 우타는 그제야 요모의 허벅지에서 내려갔다. 요모는 자신의 허벅지를 누르고 있던 무게가 없어지자 괜히 헛헛한 기분이 들어 손바닥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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