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리x우리에 #For 덥제님
Y A G I
For. 덥제님
그는 내게 개가 되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개가 되겠다고 말했다.
권력이란 말은 아주 많은 말로 대체할 수 있었다. 힘이나 가능성, 그것이 아니라면 수많은 죽음. 그중에서 우리에가 선택했던 것은 개였다. 충성심, 애정,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와슈 마츠리의 개.
우리에 쿠키라는 개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개는 아니었다. 그는 애완용으로 개량된 강아지가 아니었다. 언제든 제 주인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그 위로 올라서려고 하는 투견이었다.
우리에는 투견으로 태어나진 않았지만 세계의 흐름은 점점 그를 그런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우리에는 짖으라 말하면 짖을 것이고 구르라 말하면 구를 것이었다. 인간은 항상 개들의 그런 행위를 주인에 대한 복종이라고 생각했다. 웃기는 일이었다. 그 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행위를 취하는 지엔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으면서, 그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다니.
아니, 그들은 즐거워해야 했다.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은 단순히 자신의 개가 그들을 보고 웃는 낯을 취하고 있다는 그 사실밖에 없었다. 그 안에 숨겨진 날카롭게 벼려진 송곳니 같은 것을 볼 필요는 없었다.
물론 우리에는 그렇게 웃음이 많은 개는 아니었다. 와슈 마츠리는 그것이 썩 좋았다.
마츠리는 이제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었고, 그렇게까지 발전한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자신이 우리에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때 그를 집어삼킨 혼란이 얼마나 깊고 어두운 것이었는가. 하지만 어떤 어둠에도 그 끝엔 빛이 있는 법이었다.
와슈 마츠리는 우리에 쿠키에게 개가 되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개가 되라고, 말했다. 우리에는 그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뒷짐을 서고 반듯하게 서 있는 우리에의 모습을 보며 마츠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에는 그 한숨의 의미 같은 것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그것은 개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개는 주인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이유를 알 필요가 없었다. 그저 그럴 때, 그를 위로할 수 있다면 되었다.
그래서 우리에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였다.
*
“우리에 너는 여전히 나의 개가 될 생각이 있나?”
“물론입니다.”
언젠가 마츠리가 창밖을 내다보며 한 말이었다. 우리에는 잠깐의 고민도 없이 즉시 대답을 뱉었다. 물론 그의 머릿속에는 영 다른 생각이 들어있었다. 와슈 마츠리, 어쩌면 무너져가고 있는 이 인간을 어떻게 이용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 어떻게 주인의 목을 물어뜯고, 또 다른 주인을 찾게 될 것인지.
마츠리는 창문에 비친 우리에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이 차갑게 단정했다. 마츠리는 그런 우리에의 눈빛이 좋았다.
“네가 원하는 건 뭐지? 권력? 힘? 재력?”
“지금보다 많은 구울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마츠리는 짧게 웃었다. 우리에는 자기 속마음을 잘 숨기는 편이었다. 그러나 방금 그 말은 너무 노골적인 거짓말이 아니었던가. 마츠리 자신이 알고 있는 우리에가 할 만한 말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츠리는 그 말이 좋았다.
“우리에 쿠키.”
그 말을 하며 마츠리는 몸을 돌려 우리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에는 마츠리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는 알까?”
무슨 개소리야, 하고 우리에는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잘 모르겠군요.”
“나는 너와 사랑을 하고 싶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려 하는 것을 마츠리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우리에는 아주 정직하게 입을 꾹 다물었다. 아마 자신도 모르고 있겠지만, 그의 미간이 희미하게 접혀있었다.
“그냥 듣고만 있어.”
마츠리는 그 말을 하곤 깊은숨을 내쉬었다.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나는 알 수 없어.”
당연하지. 우리에의 생각이었다. 그가 자신의 계획을 눈치챌 가능성도 없었을뿐더러 눈치챈다고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와슈 마츠리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체스 말을, 그것도 폰이 아닌 퀸에 가까운 체스 말을 쉽게 버릴 남자는 아니었다.
우리에는 가볍게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자신도 왜 자신을 하필이면 퀸의 자리에 두었는지 알 수 없었다. 우리에는 자신의 무의식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이런 상황은, 자신에게 적절하지 않았다.
“우리에.”
“예.”
“너는 내 개가 될 것인가, 내 연인이 될 것인가?”
“저는 개가 되겠습니다.”
우리에는 이번에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하지만 마츠리는 그의 눈동자가 드물게 떨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를 사랑하기에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미미한 정보였다.
우리에는 왜 자신의 감정이 적절하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을 했다. 자신이 투견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인을 죽이고 그 위치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는 우리에 자신이 투견으로 태어나지는 않은 걸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자신 스스로를 투견으로 만들어갔을 뿐이었다.
“개의 충성심과, 주인에 대한 애정.”
그 말은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 같지 않았다. 우리에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파고들어 손바닥이 얼얼해지기 시작했지만 우리에는 힘을 풀지 않았다.
우리에는 와슈 마츠리를 사랑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의 연인이 될 수 없는 것을, 연인이 되고 싶지 않은 것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애완견이 된다는 것은. 와슈 마츠리에게 길들여진 단 하나의 투견이 된다는 것은.
“드리겠습니다. 원하는 만큼.”
우리에는 그 정도는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에.”
“예.”
“각오해 두는 게 좋을 거야.”
“제가 언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까?”
우리에의 다소 도발적인 발언에 마츠리는 엷게 웃었다. 왜 모든 흥분에는 욕정이 따라붙는가. 그것은 자신이 우리에를 사랑하기 때문이고, 자신의 눈앞에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고, 자신이 우리에를 항상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나는 그래서 네가 좋아.”
그 말을 하며 마츠리는 손을 뻗어 우리에의 뺨을 만졌다. 우리에는 그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의 손에 자신의 뺨을 아주 가볍게 비볐다. 마치 자신의 착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희미한 감촉이었지만 마츠리는 그것이 우리에의 의지라고 생각했다.
“우리에 쿠키. 너는 나의 개다.”
“예.”
그는 나에게 개가 되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투견은 주인을 물지 않도록 교육되는 법이었다. 그는 나를 교육할, 나의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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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제가 마츠우리를 쓸 줄 몰랐을 것입니다. 왜냐면 저도 몰랐거든요. 급하게 짠 시놉이고 딱히 내용이 없이 분위기만 존재하는 글인데... 일단 무언가 썼다는 것에 의미를 둡시다. 사실 마츠리도, 우리에도 아직은 캐해석이 약한 친구들이라.... 뭐랄까 음 캐해석이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놀라운 점이 있는데, 그것은 마츠우리가....... 재밌네요........
그래서 일단 이런 글을 써봤습니다. 뭔가...... 제대로 된 글을 쓰기 이전의 손풀기 같은 느낌의.... .. 그러니까. .. 마츠우리를 파게 될지도 모른다는생각이 문득......
이 글을 읽으신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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