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원 이메레스
"낙원은 없어"
Y A G I
“이렇게 도망치나요? 당신 낙원의 열쇠는 제게 있을 텐데.”
후루타는 침대에 몸을 누인 채 자신의 아래에서 빠져나간 우이를 바라보았다. 우이를 잡을 의지 같은 것은 전혀 없어 보이는, 그저 나른한 태도였다. 우이는 셔츠의 첫 번째 단추를 풀었다. 후루타는 여전히 고개만 돌려 그런 우이를 바라보았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어요, 우이 씨.”
“이제 낙원은 없어.”
그렇게 말하며 우이는 후루타의 손목을 잡고 그의 위로 올라탔다. 모텔의 싸구려 매트리스가 불안정하게 그의 무릎을 받쳐주었다. 후루타의 위로 우이의 머리카락이 쏟아지듯 흘러내렸다. 지금껏 후루타가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태껏 우이는 제 아래에서 욕구를 참을 줄만 알았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후루타는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전개에 묘하게 심장이 뛰는 것도 같았다. 후루타는 웃는 낯으로 말을 이었다.
“어머, 의외여라. 지금까지 우이 씨는 이상주의자인 줄 알았거든요.”
“이상도 없어진 지 오래야.”
우이는 몸을 낮춰 후루타의 입술을 찾았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촉이었다. 우이의 손 아래에 잡힌 후루타의 손목은 잠깐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마치 태연하게 우이의 혀를 받아드리는 후루타의 혀처럼, 어떠한 저항도 없었다.
우이는 그게 싫었다. 후루타가 이렇게 태연하게 구는 것도,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들을 포기한 자신도 싫었다. 어쩌면 후루타에게 이렇게 구는 것은 그 감정의 반발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우이는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이 고개를 쳐드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이 현실뿐이야.”
“우이 씨는 저를 싫어하지 않았나요?”
“싫어해.”
우이는 씹어내듯 말을 뱉었다. 우이의 단호한 대답에 후루타는 그저 훗,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런 거로 저를 파멸시킬 순 없을 텐데요.”
“상관없어.”
우이는 후루타의 손목이 생각보다 더 가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자신을 가지고 놀았던 자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자신은 후루타를 파괴하고 싶은가. 우이는 딱히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후루타를 사랑하는가. 그것은 확실히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그는 다만 그의 욕구가 이끌리는 대로 움직일 뿐이었다.
“낙원도 없어졌는데, 파멸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우이 씨는 참 기특하네요.”
그럼 어디 저를 만족시켜 보세요. 후루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이는 다시 제 입술로 후루타의 입술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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