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키라는 이름은 임의로 지은 것 (미도리 무츠키의 줄임)

 

 

혈연

 

Y A G I

 

 

1

 

  최근 미츠키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 무츠키의 비밀을 알게 되어 다소 들뜬 상태였다. 내 동생이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다니! 그것도 같은 반에! 미츠키는 제 앞자리의 K군을 떠올렸다. 얌전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조용한 성격을 가진 무츠키가 좋아할 만한 녀석이었다.

  미츠키는 무츠키의 비밀을 눈치챘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무츠키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쌍둥이 사이의 그것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그것’. 정확히 무어라 명명할 수는 없는 비과학적 이야기였지만 미츠키와 무츠키는 숱한 경험을 통해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미츠키! 준비 아직 안 끝났어?”

  “이제 내려가!”

  미츠키의 녹색 치마가 그녀의 무릎 근처에서 팔랑거렸다. 같은 학교에, 같은 반인 쌍둥이는 거의 모든 것을 함께했으며 등교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두 사람의 학교는 도보로 등교하기는 조금 멀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힘든 내색을 하진 않았다. 도내에서 우수하기로 소문난 고등학교에 당당히 입학했으니, 이 정도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아침 운동이 되겠다며 좋아하던 두 사람이었다.

  “솔직히 말해봐. 고민되지?”

  미츠키와 무츠키는 키와 몸무게까지 꼭 닮았지만 성격은 조금 달랐다. 미츠키는 무츠키 보다 활발했고 무츠키는 미츠키보다 얌전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극단을 달리는 것은 아니었다. 한 스푼 정도의 경중. 그것이 그들을 구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였다.

  오늘도 두 사람의 등굣길 주제는 무츠키가 짝사랑하는 K군이었다. 미츠키는 자신보다 19분 뒤에 태어난 쌍둥이 동생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었다.

  “몰라. 그냥, 좋아하는 거니까…….”

  “사귀고 싶지는 않아?”

  “그런 거 생각 안 해봤어!”

  “정말?”

  “……, 잡는 것 정도는.”

  두 사람의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굳게 믿었으며, 또 아꼈고, 자매로서 사랑했다. 잠깐 스쳐 지나간 사춘기 때도 두 사람의 믿음은 굳건했고 그렇기에 두 사람도,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미츠키와 무츠키의 우애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사건은 항상, 그런 곳에서 일어나는 법이다.

 

  소녀를 먼저 인식한 것은 무츠키 쪽이었다. 인식, 이라기에는 너무 짧은 순간, 무츠키는 자신과 아주 닮은 백발의 소녀를 보았다. 왜 하필이면 그쪽으로 시선이 갔는지, 무츠키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필연에 더욱 가까웠고, 무츠키는 그 필연에 눈을 사로잡히고 만다.

  하지만 소녀는 순식간에 무츠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잘못 보았나? 미츠키의 재잘거림을 잠시 밀어두고 떠오른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곧 가라앉았다. 잘못 보았든, 잘못 본 것이 아니든 그녀의 삶에 크게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같이 도서관에 가는 건 어때?”

  “이제 학교 근처니까, K군 이야기는 그만해. 들키면 어떻게 해.”

  “들키면 좋지, ? 그걸 기회 삼아 사귀는 거야.”

  무츠키는 팔꿈치로 미츠키의 오른팔을 툭 건드리며 웃었다. 그러곤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마찬가지로 녹색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돋아나는 풀잎의 신선함을 안은 채 교문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 중에 무츠키가 보았던 흰 머리의 소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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