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Y A G I
8
K군의 실종 소식은 빠르게 마을에 퍼졌다. 학급 반장의 전화를 끊은 후 무츠키는 심장을 졸였다.
혹시나 내가 그랬다는 증거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무츠키는 어느새, 자신 역시 공범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토오루의 말은 계속해서 되뇌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의 말대로 정말 두려움에 의한 일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게 되고 K군과 자신의 관계보다 K군의 결말을 생각하게 되었다. 멘탈이 유난히 약한 무츠키였기 때문에 토오루의 방식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다행인지, 그의 부모는 무츠키의 행동이 단순히 동급생의 실종에 의한 충격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츠키가 손을 떠는 것도, 작은 소리만 들려도 흠칫 놀라는 것도,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여겼다. 미츠키는 그런 무츠키를 보며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자매의 밤은 고요했다. 눈물 자국도 없는 밤이었다.
K군을 찾는 수색대는 빠르게 모집되었고 마지막으로 K군을 만난 미츠키의 증언을 토대로 마을의 강 부근부터 수색이 시작되었다. 물론 미츠키의 증언은 거짓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미츠키가 거짓을 고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우등생이면서 쌍둥이 동생을 끔찍이도 아끼는 미츠키가, K군에 관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믿었다.
K군은 결국 발견되지 않은 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9
미츠키와 무츠키는 여전히 함께 등교했다. 다만 둘 사이에는 아무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무츠키가 미츠키와 함께 등교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이상한 점을 보이면 들킨다.’ 최대한 평소처럼, 감정이 동하지 않는 것은 슬픔으로 덮는다.
무츠키는 K군의 복수를 하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걸까. 두 사람의 등굣길에는 언제나 토오루가 스쳐 지나갔다. 마치 무츠키를 감시하기라도 하는 듯한 행동. 절대 가까이 다가오거나 직접 접촉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존재가 그곳에 있음은 어필한다.
무츠키는 토오루의 흰 머리카락이 보일 때마다 그때의 공포를 사소하게나마 다시금 느꼈다. 그 공포는 무츠키가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토오루는 알고 있었다. 이 공포는 언젠가 분노 때문에 가려질 것이라고. 그러려면 그 전에 행동해야 했다.
사실 토오루에게는 목표가 있었다. 미츠키조차 모르는 목표. 정확히는, 토오루가 두 사람에게 접촉한 이유.
토오루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문패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니들, 간만이에요.”
토오루가 웃었다. 무츠키는 습관적으로 미츠키의 옷을 붙잡았다가 화들짝 놀라며 손을 떼어냈다.
“사사키 하이세, 알고 있죠?”
“사사키 선배?”
“네. 사사키, 오빠.”
토오루의 뺨이 아주 조금 붉어졌다. 토오루는 오른발로 작은 원을 그리더니 입을 열었다.
“저, 사사키 오빠를 좋아하거든요. 근데 언니들이 같은 학교잖아요.”
“K군을 그렇게 해놓….”
“쉿, 너무 크게 말하면 들켜요, 언니.”
무츠키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정말로 잘못이 없을까……? 무츠키 속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의심은 무츠키의 안을 엉망으로 헤집어놓고 있었다.
“도와줄 수 있지요?”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미츠키의 대답이었다. 미츠키는 토오루의 등장이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오히려 미츠키는 토오루에게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무츠키와의 사이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굳건해질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쌍둥이니까. 그것도 서로 통하는 게 있는, 아주 특별한 사이니까.
“사사키, 아니, 하이세 오빠의 귀갓길을 알아봐 주세요.”
토오루가 두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전화번호를 알아봐 주는 것도 아니고, 토오루를 직접 소개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느 길로 귀가를 하는지를 알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미션.
미츠키는 스스럼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츠키는 땅을 바라본 채 미동도 없었지만 토오루는 알고 있었다. 무츠키 역시, 자신의 말대로 움직이게 될 것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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