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요모 #케이크버스

 

 

My Sweety

 

Y A G I

 

 

  “우타, 이러면……!”

  “렌지는 가만히 있어.”

  우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요모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벌써부터 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았다. 요모는 우타의 손에 잡힌 제 손목을 힘껏 빼보려 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요모는 이를 악물었다. 달큰한 냄새가 났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의 냄새. 인간의 피나 살과는 다른, 그것 이상으로 매혹적인 냄새가 났다. 악문 치아 뒤에서 희미하게 침이 배어나왔다. 먹어버리고 싶어. 요모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재밌는 표정을 짓고 있네.”

  “장난치지 말고, 빨리 나와.”

  “장난 아니야. 나 진지해.”

  먹어버리고 싶어. 우타를 알아온 지난 몇 년간, 요모가 끙끙 앓아오던 생각이었다. 4구의 공기에서는 흥미로운 냄새가 났다. 수많은 케이크들의 냄새. 요모는 그 냄새의 기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우타의 냉장고를 털었을 때, 그들의 본거지에서 나는 수많은 달콤한 냄새들.

  제 손등에 묻은 조무래기들의 피를 무심코 혀끝으로 핥으며, 어린 요모는 무언가를 직감했다. 이곳은 구울이면서 케이크인, 복잡한 녀석들의 본거지구나. 희미한 단맛이 혀끝을 타고 퍼져 올랐다. 요모는 4구에 오래 머물 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과욕은 금물이었다. 요모는 뭔가를 참는 것은 항상 잘해왔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요모는 바로 4구를 뜰 생각이었다. 이상한 안경을 쓴 녀석, 그러니까. 4구의 왕, 케이크들의 왕인 우타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우타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 요모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이 녀석한테서는 상상 이상으로, 맛있는 냄새가 난다.

  먹어버리고 싶어. 배어나오는 침을 삼키며 요모가 생각했다. 하지만 저런 냄새를 풍기면서도 여태껏 멀쩡하게, 그것도 케이크인 구울들만 모아서 하나의 그룹을 만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먹히는 것은 케이크인 우타가 아니라 포크인 요모일지도 몰랐다.

 

  “, 나는 렌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렌을 먹어버리고 싶었어.”

  “무슨소리야, 그게.”

  “렌지도 마찬가지였지?”

  우타의 입술이 요모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눌렀다. 요모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 제 손목을 잡고 있는 우타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진득한 우타의 체취 때문에 요모는 이성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무슨…….”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날 보는 포크들은, 대부분 나를 먹고 싶어 해.”

  이를 악물고 으르렁거리듯 말을 뱉는 요모와는 달리, 우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더 나긋했다. 그것이 요모를 또 자극하고 있었다. 요모는 거친 숨을 뱉었다. 우타의 입술이 요모의 목덜미를 타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거 말고, 날 먹고 싶다는 게, 무슨.”

  “렌지는 숙맥이구나아.”

  우타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요모는 이제야 지금 이것이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우타의 길고 가는 손가락이 요모의 상의를 끌어올리며 그의 맨살을 매만졌다. 요모는 숨을 훅, 들이마셨다. 우타는 주저하는 것이 없었다. 연신 요모의 목이나 쇄골에 입을 맞추던 우타의 입술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

  요모는 그런 우타의 어깨를 부드럽게 밀어냈다. 요모의 생각보다 수월하게 우타의 숨결이 요모의 몸에서 떨어졌다. 우타는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요모를 바라보고 있었다.

  “싫어.”

  “?”

  “……먹어버릴지도 몰라.”

  우타의 웃음소리가 좁은 방을 울렸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건지. 요모의 날선 눈빛에도 우타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고 있었다. 한동안 즐거운 듯 웃던 우타가 갑자기 웃음을 뚝 멈추고 굳은 표정으로 요모를 바라보았다.

  “, 렌지라면 먹혀도 괜찮아.”

  “그건 내가!”

  “어때, 궁금하지 않아? 내가 무슨 맛일지. 렌지가 상상한 맛일지, 아니면 그 이상일지.”

  두 사람의 코끝이 서로 스쳤다. 우타는 양손으로 요모의 볼을 가볍게 감싸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붙어본 적이 있었던가. 요모는 앞니로 제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상상 이상일 게 분명했다. 먹지 않아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우타는 여태껏 요모가 먹어왔던 것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맛이 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우타를 먹어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최고의 행복에 따라붙는 것은 언제나 최악의 절망이었다. 요모는 그 절망을 더는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키스하면 어떨 것 같아?”

  우타에게 요모의 대답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우타는 거침없이 혀를 밀어 넣었다. 우타의 어깨를 붙잡은 요모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우타의 숨이 희미하게 요모의 뺨에 닿았다.

  상상이상, 이라는 말조차 부족했다. 요모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부터 맡았는데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 향과, 끊임없이 자신의 혀를 얽어오는 이 맛과. 요모의 심장이 거칠게 뛰고 있었다.

  “우타, 이제 그만.”

  “. 여기까지 왔는데, .”

  우타는 능숙한 손길로 요모의 바지 버클을 풀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요모는 차마 우타를 바라볼 자신이 없어 낮고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며, 단어들을 씹어 삼키며 말했다. 우타의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여태껏 자신은 왜 우타를 먹지 않았던가. 아니, 이런 생각은 할 수 없었다. 하면 안 됐다. 후회할 거니까. 우타를 먹어버리면 분명 후회할 거니까.

  “우타. , 여기서 더 하면 못 참을지도 몰라.”

  “참지 말아버려. 어때, 서로 먹고 먹히는 거야. 멋지지 않아?”

  “우타.”

  “최상의 쾌락을 줄게, 렌지.”

  악마의 속삭임이란 이런 것인가. 요모는 눈을 질끈 감았다. 우타의 손이 매끈한 요모의 살을 스치고 지나갔다. 요모는 고개를 돌리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이 세상에서 우타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죽음밖에 없었다.

  그리고 요모 렌지의 마음속에서는.

  요모의 마음속에서는 억눌려 있던 우타에 대한 어떤 욕구가 터져 흐르기 직전이었다. 요모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억누른 시간만큼, 자신이 우타라는 구울을 알아온 만큼 커져왔던, 그래서 복잡한 그 마음이 아주 아슬아슬하게 제 이성의 끈을 튕기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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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상황만 만들어버리기 ^~^ 땡땡버스 하는 것 자체를 첨 써바서 아직은 낯설기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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