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요모 #진단메이커- 연성문장 #도쿄구울 re: 코쿠리아 침입 직전의 이야기
필수불가결
Y A G I
“우타.”
“응, 렌.”
우타는 고개만 돌려 요모를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전등이 까맣게 꺼진 우타의 작업실이었다. 요모는 손끝으로 우타의 작업대를 매만졌다. 어둠 속에서 가면들이 두 사람을 텅빈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가끔,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나 아무 생각도 안 하는데?”
“장난치는 거 아니야.”
“나도 장난치는 거 아니야.”
우타는 입 꼬리만 말아 올려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타의 눈동자는 요모를 미동 없이 보고 있었다. 우타는 잠시 시선을 유지하다 다시 작업물로 고개를 돌렸다.
우타는 요모가 왜 갑자기, 이 작업실로 찾아왔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척안의 왕 어쩌고 하는 문제겠지. 참 요모가 그런데 관심이 있는 줄 전혀 몰랐는데 말이야. 역시 카네키 켄, 그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일까.
툭, 하고 샤프심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타는 샤프의 꽁무니를 꾹꾹 눌렀다. 결국 나는 렌지에게 그 정도 가치도 못 가지는 사람이라는 거잖아.
“너는… 피에로는 뭘 계획하고 있는 거지?”
“말했잖아 딱히 생각하고 있는 건 없다고. 그냥, 재밌어 보이는 판에 가서 노는 것뿐인데, 우리 렌은 왜 이렇게 딱딱하게 구실까.”
우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질투니, 독점욕이니 하는 것과는 관계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건 뭘까? 알 수 없었다. 우타의 감정이란 것은 항상 일그러져 있어서, 우타 본인조차 그것의 정체를 가늠하기 힘들 때가 많았다.
가늠하려 하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우타는 그저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존재였으니까. 우타는 자신의 삶의 방식이 구울로서 최고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목숨, 재밌게 살아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하고, 그런 건 난 모른단말야.
“우타, 네가 이러면 나는… 너와 반목할 수밖에 없어.”
“어려운 말을 쓰네, 요모 렌지.”
우타는 의자를 돌려 요모를 바라보았다. 요모의 입술은 평소처럼 꾹 다물어져 있었다. 전반적으로 평소와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그렇단 말이지. 렌지는, 지금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지.
“나는 카네키를 구하러 간다. 하지만 나는 그가 척안의 왕이 되는 것은 반대야.”
“렌이 반대한다고 없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잖아. 안 그래?”
“정말로, 카네키를 왕으로 만들 생각인가?”
“나를 보러 와서까지 카네키, 카네키. 참 말이 많네.”
우타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요모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요모는 꿈쩍도 하지 않고 우타를 바라봤다. 요모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 두 발을 딛고 서있었다. 우타는 양손으로 요모의 뺨을 감싸 쥐었다.
“한 마디로,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밤이라는 거 아냐?”
우타는 장난스럽게 요모의 양볼을 꾹 눌렀다. 요모는 제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는 와중에도 꼿꼿이 우타를 바라보았다. 차갑지는 않은, 눈동자였다. 냉랭하다기 보다는 슬픔에 가득 잠겨 어쩔 줄 모르는 눈동자였다.
우타는 빙긋 웃으며 요모의 몸을 돌려 작업대에 앉혔다. 요모는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 밤이라는 그 말 때문일까. 우타는 요모의 상의 아래에 손을 집어넣어 그의 허리를 슬슬 쓰다듬었다.
바로 그때, 요모는 그런 우타의 어깨를 확 끌어안았다. 우타의 코끝에 요모의 냄새가 훅 끼쳤다. 우타 역시 요모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우타는 요모의 목에 고개를 파묻고 눈을 감았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우타.”
“사랑해. 사랑해, 렌.”
“우타… 여전히 계획엔 변동이 없는 건가?”
“대답 알면서 묻지 말아줄래. 지금 대답하긴 조금, 곤란하니까.”
“왜지?”
“즐거운 기분이 안 된단 말이야.”
요모는 우타의 등을 넓은 손바닥으로 천천히 쓸었다. 요모와 함께 하는 밤은 항상 그랬다. 항상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랐다. 아침이 오면 지난밤의 일들이 모두 없어져버리는 것만 같아서. 우타는 항상 그랬다.
오늘은 더더욱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우타는 요모의 가슴을 가볍게 밀어 그를 떼어냈다. 그러곤 부드럽고, 건조한 입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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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 싫어서 진단메이커 휘리릭 돌리고 가볍게 단문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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